“네가 동생들을 잘 책임져야 한다, 알았지?” 어린 시절, 일을 나가시던 어머니가 제게 입버릇처럼 해주신 말씀입니다. 저는 장녀로 태어나, 나이 터울이 약간 차이 나는 동생들을 항상 인솔해야 하는 입장으로서, 집안의 전반적인 관리를 담당하면서 퇴근하신 부모님의 ‘검사’를 받는 입장이었습니다. 아무리 제가 사고 치지 않았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관리에 소홀했던 책임을 물으시며 사고 친동생과 같이 혼내는 부모님께, 억울한 감정이 들곤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섭리였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은 제게 책임 지우신 무게만큼이나 항상 저를 신뢰하고 대화로 풀기 위해 다독이시며, 나이 터울이 난다지만 아직 어린 제게 집안을 맡기는 일이 무척 미안하지만, 믿을 사람이 저밖에 없다는 말로 저의 의지를 항상 북돋우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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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저의 책임을 물으시며 같이 혼내시는 일뿐만 아니라, 제가 동생들을 관리하는 입장으로서 권리를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분배하더라도 제게 많은 몫을 몰아주시고 동생들을 혼낼 수 있는 권한 또한 상당히 몰아주시는 등, 저의 의무만큼이나 확고한 힘을 나누어 주셨던 것입니다. 만약 부모님이 그저 저의 위치만을 이용해 ‘장녀라면 어른스럽게 굴어야지’ 등의 선입견을 강요하시며, 제가 맏이로서 해낼 수 있는 일에 어떤 자부심과 권리도 부여하지 않으셨다면, 저는 저의 출생만을 한탄하며 부모님을 원망했을지도 모릅니다. 무거운 의무는 그에 따른 풍부한 권리도 동반하고 있어야 하는바, 부모님은 언제나 양자 간의 균형이 조화롭게 이루어져야 한다는 사실을 깨우치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부모님의 훈육 덕분에, 저는 어린 시절부터 상당한 책임감을 가져야 했지만, 그에 수반되는 권리 또한 충분히 누릴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힘을 가진 자가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이 응당 그러하듯, 면밀한 자기 관리로 권력을 남발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 또한 자각할 수 있었습니다.